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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능경봉~고루포기산 등반

by 주경야독 스티븐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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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등산에 푹 빠졌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등산을 왜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그 지루한 오르막길을 왜 오르는지... 그런데 지난 선자령 등반 이후 등산이 너무 재미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너무 좋고, 경치를 감상하면서 천천히 오르면 한 주간의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살이 잘 빠지는 운동인 것 같다.

요즘에는 2~30대들도 등산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더 늙기 전에 등산의 재미를 알게되어 좋다.

엊그제 오대산 노인봉에 이어 비로봉을 등반하려 했으나 무리인 것 같아 가볍게 능경봉이나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비로봉 등산보다 더 무리를 하게 되었으니...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구 대관령휴게소(하행선)-샘터-능경봉-행운의 돌탑-왕산갈림길-전망대-
갈림길-오목골-라마다 호텔&스위트 강원 평창 입구-원점 회귀(카카오택시)

능경봉 등산은 구 대관령휴게소(하행선) 부근의 대관령 숲길안내센터 쪽에서 시작한다. 12시경 도착해 주차를 하고 풍력발전기를 찍어 보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평소보다 더 휙휙 돌아가는 기분이다.

시작 지점부터 능경봉까지는 편도 1.7km다. 등산 안내도를 보면서 고루포기산까지 찍고 거기에서 택시로 원점 회귀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불가능한 루트이기에 일단 능경봉까지만 가보기로 한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능경봉에 도착했다. 대관령에서 능경봉까지는 거리는 짧지만 마치 울릉도나 제주도의 오름과 같이 경사가 가파르다. 능경봉에 올랐으나 뭔가 아쉽다. 이왕 온 거 고루포기산까지 가보기로 한다.

능경봉을 내려오면서는 능선이 이어져 한동안은 힘들지 않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사진에는 없으나 행운의 돌탑도 있다. 나도 돌 하나를 쌓으면서 소원을 빌었다.

가는 도중에 연리지나무도 볼 수 있다. 자연은 정말 신비롭다.

편한 등산은 잠시뿐...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급격한 오르막길을 통과해야 한다. 켁켁거리며 올라온 전망대다. 수풀에 많이 가려지긴 했으나 횡계 시내와 양떼목장까지 보인다.

전망대에서 촬영한 영상

전망대에서 고루포기산까지는 1.1km인데 너무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갈림길에 도착하니 벌써 4시다. 갈림길에서 고루포기산을 왕복하면 1km, 오목골 내려가는 거리도 2km 정도 되니 고루포기산을 다녀오면 어둠 속에서 오목골을 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랜턴도 없고 초행길이다보니 너무 아쉽지만 고루포기산은 포기하기로 했다. 산속은 조명이 없어 5시만 되어도 캄캄해질 것 같았다. 

오목골 내려가는 길은 우리 같은 등린이에게는 너무나도 험난했다. 일단 산악회 리본이 거의 달려있지 않아 트랭글 네비를 계속 주시하면서 내려가야 했고, 계곡을 타고 내려가는 코스였기 때문에 로프에 의존해야 하는 가파른 코스도 많았다. 다른 블로그를 보았을 때는 다들 무난무난한 코스라고 하셔서 별 생각 안 했는데, 만약 고루포기산을 갔었더라면 어둠 속에 내려갔을 생각을 하니 넘나 아찔하다. 내려오는 길이 미끄럽기도 해서 엉덩방아도 두 번이나 찧었다 ㅎㅎ

오목골 계곡이다. 아무래도 인적이 드물다 보니 물이 매우 깨끗하고 시원하다. 하지만 빨리 내려가야 한다는 마음에 가볍게 세수만 했다.

내려오는 중간중간에 산사태가 나서 나무가 뿌리째 뽑힌 흔적도 많이 보였고, 길도 정비가 잘 안되어 있어서 헷갈리기도 하는 등 아무튼 개고생을 했다. 확실한 건 오늘은 아무도 이 길을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ㅋㅋ

어느 정도 내려오니 임도가 보였다. 얼마나 반가운지... 임도를 조금 걷다 보니 라마다 호텔 입구에 다다르게 되어 카카오 택시를 불러 원점으로 회귀하였다. 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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